선택의 순간, 그럴듯한 논리로 포장된 노이즈를 분별하는 법

어려운 결정은 선택지가 없을 때 찾아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선택지가 나름의 진실을 가지고 있을 때 찾아옵니다.
저는 최근 하나의 결정을 앞두고 며칠 동안 같은 질문을 반복했습니다.
어느 선택이 맞을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질문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문제는 답을 찾지 못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모든 선택이 너무나 그럴듯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맡고 있는 Deloitte 어사인먼트가 마무리되어 가면서, 자연스럽게 다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팀으로 돌아갈 것인가. 지금 있는 곳에 남을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길을 선택할 것인가.
어떤 선택도 틀렸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예전 팀으로 돌아가는 것에는 익숙함과 연속성이 있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 이해하고 있는 업무 방식, 쌓아온 관계가 있었습니다.
지금 있는 곳에 남는 것도 충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 역시 가능했습니다.
모든 선택에는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어려웠습니다.
동료들은 각자의 경험과 관점에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저를 아끼는 멘토들도 제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 안에서도 두 가지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익숙하고 안전한 선택을 향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조금 더 용기 있는 선택을 향했습니다.
며칠 동안 그 질문을 품고 지냈습니다.
저녁 산책을 하면서 생각했고, 아침에 눈을 떠도 같은 질문이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더 신중하게 비교하고 분석할수록 더 명확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흐려졌습니다.
왜 그 목소리는 그렇게 크게 들렸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볼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선택지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미 쉽지 않은 시간을 지나온 상태였습니다.
가정 안에서 이어졌던 불확실한 시간들. 다음 전화 한 통이 무엇을 가져올지 알 수 없었던 순간들. 제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내려놓을 수도 없었던 책임들.
그 시간을 지나면서 제 안에는 말로 표현되지 않은 바람 하나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불확실함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
그 마음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힘든 시간을 지나온 몸과 신경계가 안정과 안전을 찾는 것은 우리가 가진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하지만 그 안전을 향한 갈망 뒤편에는 또 하나의 사실이 있었습니다.
저는 안정 속에서 성장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 삶에서 의미 있는 확장은 언제나 용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지만 한 걸음을 내디뎠던 순간들.
모든 것이 준비된 후 움직인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과정에서 길을 발견했던 순간들.
그 시간이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안정은 제가 감사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정은 제 삶의 나침반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결정 앞에서 저는 안전을 향한 마음이 조용히 그 자리를 대신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다시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정말 내가 원하는 방향인가. 아니면 단지 지친 내가 원하는 안전인가.
세밀한 분석이 항상 좋은 결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선택지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선택지가 충분히 타당할 때 더 어렵습니다.
논리는 어느 하나를 선택해 주지 못합니다.
더 어려운 점은, 어떤 마음이 충분히 커지면 더 이상 그것이 단순한 선호처럼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현실적인 판단처럼, 신중함처럼, 그리고 좋은 선택처럼 들립니다.
그래서 계속 생각하고 분석해도 답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분석이 아닙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분별력입니다.
내면의 역량: 가치가 만들어내는 분별력
이 지점에서 저는 다시 내면의 역량(Inner Capacity)으로 돌아옵니다.
제 코칭에서는 Circle of Restorative Leadership을 통해 리더를 지탱하는 세 가지 역량을 이야기합니다.
관계적 역량(Relational Capacity), 환경적 역량(Environmental Capacity), 그리고 내면의 역량(Inner Capacity).
관계적 역량은 나를 알고 진실을 말해주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집니다.
환경적 역량은 내가 살아가는 환경, 일상의 리듬, 그리고 삶의 조건에서 만들어집니다.
둘 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두 역량을 언제나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팀은 바뀌고, 환경은 변하고, 삶의 계절은 달라집니다.
어느 순간 내가 의지하던 기반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때도 나와 함께 남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내면의 역량입니다.
그리고 그 역량을 세우는 핵심에는 가치가 있습니다.
가치는 삶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장식이 아닙니다.
선택의 순간에 내가 누구인지 잃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기준입니다.
물론 우리는 때때로 이미 원하는 방향에 맞춰 우리의 선택을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치만큼은 내가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기준이며, 어떤 환경에서도 나와 함께하는 기준입니다.
그 기준이 없다면 결정은 결국 내 영향력 밖에서 내려집니다.
다른 사람의 기대에 의해. 가장 설득력 있는 목소리에 의해. 그 순간 가장 편안해 보이는 선택에 의해.
그리고 그렇게 내린 선택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스스로 방향을 찾는 능력을 잃어갑니다.
겉으로는 잘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점점 공허해질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 때문이 아닙니다.
내 목소리가 아닌 다른 목소리로 내린, 너무나 합리적이었던 선택들이 쌓인 결과입니다.
가치가 선택을 선명하게 만들 때
그래서 저는 올해 초 스스로에게 적어 두었던 세 가지 가치를 다시 바라보았습니다.
탁월함(Excellence), 돌봄(Care), 그리고 진실성(Integrity).
그중에서도 이번 선택을 이끈 것은 진실성이었습니다.
저에게 진실성이란 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을 실제 삶으로 살아내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의 목적을 이렇게 말해 왔습니다.
사람과 조직 안에 리더십 역량을 세우고, 회복적 역량을 키우는 것.
그 기준 앞에 각각의 선택을 놓아 보았습니다.
그러자 분명해졌습니다.
예전 팀으로 돌아가는 것은 나쁜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선택을 향한 제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보았을 때, 그것은 목적보다 안정에 가까웠습니다.
제가 연속성이라고 부르던 것은 사실 익숙함이 주는 안전감이었습니다.
그리고 안전은 목적이 될 수 없습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선택하는 것이 달라질 때, 진실성은 한 번의 큰 결정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선택 속에서 흔들립니다.
그래서 저는 돌아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답이 아니라 기준을 찾았습니다
아직 다음이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지금 제게 있는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불확실함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그것을 바라보지는 않습니다.
평안은 답을 알게 되었을 때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지 다시 분명해졌을 때 찾아왔습니다.
분별은 한순간의 깨달음이 아니라 연습입니다
가치를 안다고 해서 마음속 소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정교해집니다.
두려움은 신중함의 모습으로 찾아오고, 익숙함은 지혜처럼 말합니다.
그래서 분별은 한 번의 깨달음이 아니라 삶의 연습입니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기준으로 선택할 때마다, 특히 쉬운 길이 충분히 좋은 이유를 가지고 있을 때에도,
우리 안의 중심은 조금씩 단단해집니다.
우리는 단지 하나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내 안의 기준이 나를 지탱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해 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내면의 역량이 쌓이는 방식입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혹시 지금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선택 앞에 서 계신가요?
잠시 장단점을 내려놓고 이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이미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가겠다고 말해 왔는가.
그리고,
어떤 선택이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가장 존중하며 살아내게 하는가.
만약 하나의 선택이 유난히 더 밝게 보인다면 물어보십시오.
그 선택은 실제로 무엇을 약속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은 내가 선택한 것인가, 아니면 너무 지쳐 있어서 붙잡고 싶은 안전인가.
때로 둘은 아주 비슷한 목소리로 찾아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분별이 필요합니다.
혹시 지금 중요한 선택 앞에서 더 선명한 방향을 찾고 계시고, 그 과정에서 함께 탐색할 동반자가 필요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커넥션 콜을 신청해 주세요.
Stay in the conversation
New reflections on restorative leadership, straight to your inbox. No n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