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붙잡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세우는 일입니다

불확실한 시간을 지나며 다시 배운 리더십의 본질
가족의 건강 악화로, 몇 달 동안 저는 한국에 얼마나 더 머물게 될지 알지 못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위기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언제, 그리고 이 상황이 과연 끝날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함이었습니다. 동생은 돌봄이 필요했고, 엄마는 비즈니스를 이어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아버지의 치료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 머무는 매주, 저는 같은 질문을 반복했습니다. “이번 주가 제가 집으로 돌아가는 주일까, 아니면 조금 더 머물러야 할까?”
명확한 답은 없었습니다. 불확실함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시간이 흐르는 소리와 함께 계속 곁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이른 아침, 기도하는 시간에 그 질문이 더 이상 막연한 고민으로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언제 머무는 것이 맞고, 언제 돌아가는 것이 맞을까?
저는 그동안 무엇이 달라졌는지 하나씩 돌아보았습니다. 동생은 퇴원했습니다. 사업 운영은 어느 정도 안정되었습니다. 엄마를 도와줄 수 있는 직원들도 더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여전히 병원에 계셨고, 치료를 받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무리 더 오래 곁에 머문다고 해도, 그 치료의 결과를 제가 통제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두 가지 사실을 동시에 마주했습니다. 저는 위기에 놓인 가족이 다시 안정될 수 있도록 분명한 기여를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제가 가장 바라고 통제하고 싶었던 결과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리더십의 결정을 둘 중 하나로 생각합니다. 머물 것인가, 떠날 것인가. 붙잡을 것인가, 내려놓을 것인가.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인가, 연약함을 인정할 것인가. 하지만 그날 아침 저는 다른 것을 배웠습니다. 진짜 리더십의 질문은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 스스로 성장하고 지속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얼마나 더 견딜 수 있는지가 아니라, 이 시스템이 이제 나 없이도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가? 그 질문이었습니다. 사람들 안에, 운영 체계 안에, 관계 안에, 제가 모든 것을 붙들고 있지 않아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는가.
그 질문은 역설을 없애주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그 역량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영향을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동시에 제가 가장 원했던 결과는 여전히 통제할 수 없었습니다. 두 가지 모두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바꾸자, 제가 상황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내가 더 버틸 만큼 강한 사람인가?” “내가 떠난다면 내가 실패하는 것은 아닐까?” 이 질문들은 선택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스스로를 판단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반면, “이제는 내가 모든 것을 붙들고 있지 않아도 이곳이 성장할 만큼 충분한 역량이 만들어졌는가?”라는 질문은 판단이 아니라 분별이었습니다.
제가 코칭에서 이야기하는 세 가지 역량이 있습니다. 내적 역량(Inner Capacity), 관계적 역량(Relational Capacity), 그리고 환경적 역량(Environmental Capacity). 그날 아침 저는 단순히 답을 달라고 기도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죄책감과 조급함, 그리고 계속 흘러가는 시간 너머에 있는 진실을 듣는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내적 역량을 사용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제가 발견한 진실은 이것이었습니다. 우리 가족을 둘러싼 환경적 역량과 관계적 역량은 이전보다 성장해 있었습니다. 도움을 줄 사람들이 생겼고, 사업 운영은 안정되었고, 엄마와 동생은 더 이상 오직 저 한 사람에게만 의지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같은 질문은 제 일터에서도 찾아왔습니다. 휴직을 하는 동안 저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던 것은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는 확신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팀으로서 함께 쌓아온 과정이었습니다. 팀원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설계하며 서로에게 배우는 시간을 가졌고, 북클럽을 운영하며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었고, 우리가 만든 것들을 어떻게 더 나아지게 할 수 있을지 솔직하게 이야기해 왔습니다. 그 모든 과정은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에, 저는 물리적으로 함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팀원들이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신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날 아침 기도 가운데 저는 “이제 돌아가라”는 분명한 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질문을 얻게 되었습니다. “내가 충분히 강해서 더 머물 수 있는가?”가 아니라, “내가 없어도 이곳이 계속 성장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역량이 자랐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마침내 돌아가기로 결정했을 때, 모든 것이 갑자기 편안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몇 달 동안 잔뜩 올라가 있던 어깨가 아주 조금 내려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역설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가족과 팀이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도록 영향을 미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아버지의 치료 결과를 통제할 수도, 제가 가장 원하는 결과를 보장할 수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두 가지 모두 끝까지 사실이었습니다.
이번 시간을 지나며 제가 다시 배운 가장 큰 리더십의 교훈은 이것입니다. 리더는 모든 것을 해결하고 붙드는 사람이 아니라, 역량을 세우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역량이 충분히 자랐을 때, 겸손하게 한 걸음 물러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과 시스템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주는 것. 저는 이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믿습니다. 몇 년 전 석사 과정에서 컨설팅을 공부하며 배웠던 원칙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섬긴 사람과 시스템이 우리 없이도 성장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의 역할은 완성됩니다.
오늘, 잠시 머물러 생각해 보는 질문
지금 여러분의 삶에서 “머물러야 할지, 내려놓아야 할지” 분별해야 하는 영역은 무엇인가요?
그 상황 안에서 이미 자라난 역량은 무엇인가요?
두려움이나 익숙함 때문에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역량을 신뢰한다는 것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만든 것이 얼마나 오래 제 손 안에 머물러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닐 것입니다. 진짜 질문은 이것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놓은 후에도 그것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가. 어쩌면 그것이 리더십의 가장 깊은 본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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