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ll letters
Relational
EN한국어

한 발 더 들어가기: 이해를 넘어선 공감의 진짜 의미

Crossing Over: What It Really Means to Be Empathetic Beyond Understanding

지난 몇 주 동안, 저는 제 삶이 아닌 시간을 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우시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제가 메우게 되었습니다. 고객을 만나고, 재무를 들여다보고, 세금 신고까지 처리하는 일들.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제 손으로 직접 해본 적은 없던 일상이었습니다.

입원하시기 전, 아버지는 제게 일기를 읽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걸 한 줄씩 따라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는, 미처 예상하지 못한 채로.

저는 그동안 아버지를 잘 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자주 대화를 나눴고, 어떤 짐을 지고 계신지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대화로는 닿지 않는 영역이 있었습니다. 말로 꺼내지 않은 것들. 가족을 위해 조용히 감당해 온 무게. 드러나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해온 버팀.

그 크기를, 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면서, 그 사실이 조금씩 실감나기 시작했습니다. 읽는 것을 넘어, 직접 해보고, 결정을 내려보고, 시간이 지나며 쌓여온 압박을 그대로 마주하게 되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이해한다’는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실제에 가까운 방식으로.

이 경험은 공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가 힘들어할 때 마음을 씁니다. 안타까움을 느끼고, 도와주고 싶어 합니다. 그런 방식의 공감에 익숙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출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느끼는 것과, 그 사람의 자리에서 바라보는 것은 다릅니다. 전자는 바깥에 서 있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안을 들여다보지만, 그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조건과 맥락 안으로 잠시 들어가 보는 것. 그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아버지의 일을 대신하고, 일기를 따라가며 그 시간을 살아본 경험은, 제게 그 ‘한 걸음’을 허락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나눴던 어떤 대화보다도, 훨씬 또렷하게.

공감은 타고나는 성향이라기보다, 선택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나는 공감하기 위해 얼마나 더 깊이 기꺼이 갈 것인가.

생각해보면, 우리는 가까운 관계일수록 그 선 앞에서 멈춥니다.

팀원과의 관계에서도,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우리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이해한다고 말하고, 진심으로 마음을 씁니다.

그런데도 어딘가 거리가 남아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바깥에 서 있습니다.

그 안으로 들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대단한 계기가 필요한 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가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머무르는 것. 조금 더 깊이 상상해보는 것.

이렇게 스스로에게 묻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내가 정말 그 사람의 자리에 있다면 — 그들의 배경, 그들이 받는 압박, 말하지 않은 채 안고 있는 것들까지 — 나는 어떠한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 질문을 붙들고 있으면, 시선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답답함은 누그러지고, 거리는 줄어듭니다.

행동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성찰을 위한 초대

지금 한 사람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팀 안의 누군가일 수도 있고, 삶 속의 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그 안에 있을 것 같다고 느껴지는 관계입니다.

이번 주에는, 아주 작은 시도를 해보셔도 좋겠습니다. 그 사람의 현실에 조금 더 의식적으로 머물러 보는 것.

그리고 이렇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내가 그 사람의 자리에 있다면, 지금 이 상황은 어떻게 느껴질까. 나는 무엇을 놓치고 있었을까. 어떤 질문을 다르게 건넬 수 있을까.

그 안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잠시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한 번에 한 사람씩, 관계가 조금 더 깊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리더로서, 동료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변화는 대개 아주 작은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공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멀리까지 우리를 데려갈 수 있습니다.

Take the free Restority Compass

Stay in the conversation

New reflections on restorative leadership, straight to your inbox. No noise.

Also available on: substack